시사상식

[스크랩] [BGM]삼국지의 수혜자 - 나관중이 띄워준 인물들

남사장 2013. 10. 17. 00:56

이번엔 삼국지연의로 인해 실제 정사 기록보다 과장되어 수혜를 입은 인물들 몇몇을 소개해본다.

 

 

1. 전위, 허저

 

 

 

주인을 위해 끝까지 충성을 다하는 충의 때문인지 악의 화신(이라는 포지션)인 조조의 수하임에도 의로운 인물들로 그려진다. 정사에도 진수로부터 나란히 번쾌에 비견되는 영광을 누렸다.

 

정사에서는 짤막한 열전을 가질 뿐이었지만 연의에서는 비중도 대폭 늘었다. 전위는 초인적인 용력을 뿜어내며 목숨을 바쳐 조조를 지켜내었고 허저는 조조와 함께 천하의 전장을 누비며 숱한 맹장들을 무 썰듯 베어넘겼다.


실제로는 연의에서와 같은 극적인 상황은 드물었으며 이들이 벌인 일기토 또한 모두 허구이다.


다만 전위가 복양에서 초인적인 용력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며, 허저 역시 정사에서 일신의 용력과 무예가 최강급임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단, 허저같은 경우는 정사에서 소탈하고 침착한 성격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연의에선 생각이 깊지 못한 일반적인 무장으로 나온다. 게다가 조조군에서 비중이 높은 만큼 여러 가지 악행을 도맡아서 하기도 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수혜를 입었다고 할 수만은 없다.


정사에서 허저는 조조가 여남을 평정하자 스스로 이끌던 병사들을 데리고 투항한다. 조조는 허저를 보고 기뻐하며 "이 자는 나의 번쾌로다!"하고 말했다고 한다. 조조가 원소와 싸울 때, 조조를 호위하던 병사 중에서 서하라는 자가 자기 졸개들과 함께 조조 암살을 모의했는데, 허저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조조를 죽이려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재빨리 돌아온 허저의 손에 저지당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조조는 이 일이 있은 후에 더욱 더 허저를 총애했다고 한다. 하지만 연의에는 이런 일화가 나오지 않는다.

 

2. 방덕

 

 

마등의 부장으로 그를 보좌했으며 마등의 아들인 마초가 출병했을 때도 함께 했다. 연의에서는 용감하면서도 지혜를 쓸 줄 아는 지용겸비의 호걸로 등장, 계책을 써서 장안성을 우려빼는 포스를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조조 휘하에 들어가 형주에서 관우와 용호상박의 대결을 펼친다.

 

주인인 마초에 뒤지지 않는 영웅으로 묘사되며 충의를 아는, 그야말로 의리의 남아로 그려진다. 정사의 기록도 별반 다르지 않으나 군공은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다. 연의에서는 관우를 안드로메다 일보직전까지 보내지만 우금의 시기로 인해 공을 놓치고 만다. 관을 메고 출전했다는 식으로 비장함이 강조되기도 했다.

 

기실 방덕은 혜택을 보았다기보다는 피해를 보지 않은 케이스에 속한다. 조조를 섬긴 인물들이 재능은 출중하지만 충의를 저버린 인물들로 묘사되는 것에 비해 방덕은 죽음 앞에서도 절개를 굽히지 않는 이상적인 충의지사로 묘사되는 것이다. 위의 장수치고는 파격적인 대우인데, 이는 그가 관우의 맞수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대우이다. 그가 한때 마등 휘하의 장수였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관우와의 일기토나 장료, 허저, 서황 등과 차륜전을 벌인 것은 물론 허구이다. 하지만 평양에서 원상군의 상장 곽원을 직접 벤 것은 사실. 정사에 단 3명 등장하는 일기토 승리자 중 한 명이다. 대단한 용장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관우에게 화살을 날려 이마를 맞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관우는 살아남았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군을 지휘하며 우금의 군대를 수공으로 말아먹었다. 이마에 철판이라도 심어놨던 것일까?

 

3. 사마의

 

 

제갈량이 연의에서 엄청나게 주인공 버프를 받았기 대문에 사마의도 그 라이벌로 대우를 받아 혜택을 많이 입었다. 전에 올린 삼국지 피해자 글에서도 나왔듯이 조진 등의 공을 전부 몰아받은 것이 사마의다.

 

정사에서는 일단 처한 위치가 달랐고(제갈량은 일국의 재상, 사마의는 주유, 육손같은 도독의 위치. 정사에서 이 둘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은 군사적인 부분 뿐이다) 제갈량과의 충돌도 생각보다 적었으며 교전에선 모두 패했던 사마의가 제갈량에 견줄만한 라이벌로 여겨지는데는 연의의 역할이 크다. 물론 많이 나온만큼 굴욕장면도 많다.

 

 

이런것 등..

 

4. 장료

 

 

연의에서는 용맹하고 탁월한 판단력으로 적을 격파해내는 장수로 묘사된다.


백문루의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는 나관중의 창작으로 정사에서는 여포가 패망한 이후에 잔당을 인솔하여 조조에게 투항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반면에 연의에선 끝까지 맞서 싸우다가 사로 잡혀서 끌려간 백문루에서 조조를 역적이라고 욕하다가 분노한 조조에게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관우와 유비가 조조에게 장료는는 충의지사니이니 살려달라고 청하여 살아남고 조조군의 장수가 된다.


실제로도 관우와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관계로 백마전투 이후 조조가 그를 시켜 관우의 속을 떠본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백문루에서 장료의 목숨을 살려주거나 하비에서 세 가지 조건을 내세워 항복을 권유한 것은 모두 정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내용이다.


여기에 서황이 더해져서 세 명이 제법 친하게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다만 연의에서 벌어진 장수들의 상향 평준화 작업 때문에 합비 공방전에서의 ㅎㄷㄷ한 전공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보이는 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실제로 장료에 비견될 군공을 세운 장수는 정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 남군의 조인, 번성의 서황 정도.


하지만 삼국지연의에서는 확실히 수혜자에 속한다. 동탁의 휘하시절 이전의 장료는 무명이며 여포와 같이 참전한 양인 전투에서는 손견에게 아주 후덜덜하게 박살이 났는데 정사에서는 이게 어찌나 심하게 개쳐발렸는지 동탁이 이각을 사신으로 시켜서 손견에게 화친을 요구한다고까지 묘사되어있으나 연의에서는 양인 전투 자체가 아예 뭉텅이로 잘려나갔다. 합비 공방전의 군공축소 정도는 이것으로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


여담이지만 장료는 삼국지연의 내에서 고전소설 인물로는 특이하게 심리묘사가 나온다.

 

 

1. 관우

 

 

명실상부 삼국지연의가 낳은 아이돌 No.1.  나관중이 창조해냈고 세대를 거듭하며 재창조된, 중국을 상징하는 아이덴티티이며 동양문화권에서 무(武)의 화신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이다.

기실 정식 역사서에 기록된 관우의 기록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세간에 알려진 관우의 캐릭터는 연의에 의해 창작된 것들이 많다. 흔히 연의의 관우하면 굳센 충의와 고아한 인품을 떠올리게 되지만 이것은 나관중이 만들어낸 허구성이 짙다. 관우의 의를 대표하는 고사인 오관참장과 화용도는 나관중의 창작이거나 각색이 더해진 것이며 그의 학식이나 인품 역시 만들어진 이미지에 불과하다.

 

애초에 촉의 1세대 장수들은 마초를 제외하면 남겨진 기록이 매우 적다. 관우의 학식에 대해서는 고증의 여지가 거의 없다시피하며 그의 패망에서 보여주듯 인간관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다.

 

관우가 정사에서 잘못한 것은 연의에서는 모조리 삭제했다. 정사 오서 여몽전에 의하면 관우는 우금과 그의 병력 수만을 포로로 잡았는데 우금과 그 부하들이 먹어제끼는 군량 때문에 관우는 항상 골치를 썩었다. 관우는 고심끝에 어쩔 수 없이 상관 지역에 있는 손권의 군량고를 털어서 우금과 그 부하들을 먹여살렸다. 그러나 삼국지연의에서는 이 대목 자체를 완전히 삭제해서 손권이 무조건 나쁜놈이 되다시피 했다.

 

나관중은 후한의 이 의기높은 무인을 재해석하여 천하에 이름을 떨친 충의지사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렇듯 재창조된 그의 이미지는 중국인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되었으며 중화를 대표하는 모범적인 캐릭터로서 피지배 계급과 이민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데올로기로 이용되었다. 항우와 함께 무의 아이콘으로 꼽히기도 한다.
위빠촉까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이문열 작가가 감수 겸 교정을 위해 대만의 오홍일 교수를 찾아갔을 때

 

"촉한정통론과 관공은 건드리지 마십시오. 그걸 건드리면 그 작품은 삼국지연의가 아닌 다른 어떤 작품이 될 것입니다."


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다. 관공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

 

실제로도 신의있고 무예가 출중한 무장이었으나, 연의의 포장에 의해 여기에 학식이 추가되고 인성과 무예가 좀 더 더해졌다고 볼 수 있겠다.

단, 관우 때문에 캐릭터가 뒤틀린 인물들은 많다. 관평, 주창, 관흥 등 그의 주변 인물들이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반면 그의 죽음에 관여했던 여몽, 반장, 반준, 미방 등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그려지게 된다. 화웅이나 안량, 문추는 상당히 애매하게 혜택을 받아서 적어도 관우에게 썰리기 전까진 신나게 썰고 다닌다.

 

2. 유비

 

 

아이돌 No. 2.  누가 뭐래도 삼국지 연의의 주인공인 만큼 시작부터가 뭔가 다르다. 연의에서의 그의 이미지는 부드럽고 자애로우며 인정이 많은 군자이다. 스스로는 능력이 없으면서도 사람을 잘 다루는 한고조 유방과 유사한 타입의 군주로 묘사된다.

정사도 인물평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연의에서의 유비는 개인의 능력이 크게 과소평가되었다는 것이다. 전투에서 연전연패하여 계책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거나 우유부단하여 결단력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인정에 치우쳐 중요한 선택을 그르치는 모습도 보여준다.

 

실제로는 독우를 직접 두들겨패고, 칼을 들고 사신을 위협하는 등 열혈스럽고 과격한 인상이다. 군재도 모자란 것이 아니어서 유대, 왕충을 관광 태우거나 하후돈의 대군을 격파하는 등 그가 지휘하여 승리로 이끈 싸움도 셀 수 없이 많다. 이렇듯 그가 보여준 모습은 당시 일반적인 군웅들의 행동원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나관중은 여기서 효웅, 장수로서의 유비를 잘라버리고 무위의 치로서의 캐릭터로 재창조해낸다. 여기서 중국인들의 인물상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 무위의 치는 한고조 유방을 비롯하여 중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었던 친숙한 영웅상이다. 물론 개인의 재능은 매력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유방의 경우를 봐도 알 수 있듯, 진정한 군주의 덕목은 일선에서 재능을 뽐내기보다는 가슴 속에 큰 계책 하나를 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합비에서 장굉이 손권에게 올린 간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상을 읽을 수 있다.


이로서 유비는 다른 군벌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인물상을 가지게 되며, 특히 개인의 재능이 극에 달해있던 조조와 대비되는 캐릭터로서 완벽한 대비구도를 만들게 되는데 이는 둘의 싸움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즉 유비는 난세 속을 헤치고 나가는 단 하나 남은 신의의 사자로서 다른 인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로 묘사되는 것이다. 원소, 조조가 아무리 세력을 떨쳐도 유비의 영웅상에는 근본부터 범접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 글에도 나와있듯 정사에서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 유비의 이중성을 만든 점에서 엄청난 디메리트. 거기다가 반대급부로 능력 면에서 많이 손해를 보기도 하였다. 

 

3. 제갈량

 

 

아이돌 No. 3. 삼국지를 읽던 한 사람이 도중에 책을 세 번 집어던졌다가 다시 주워 읽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그때가 각각 관우, 유비, 제갈량이 죽었을 때라고 한다. 그만큼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은근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삼고초려, 적벽대전, 칠종칠금 등 제갈량에 관련된 대목들이야말로 나관중의 작가로서의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일단 삼고초려로 대표되는 그 등용과정에서부터 형주의 석학들과 공명의 인척들을 동원하여 몽환적이고 초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망파, 적벽에서의 암약과 더불어 동오에서 벌어진 설전 역시 창작에 가깝다. 이러한 경향은 남만정벌에서 그 정점에 달하는데 목록대왕, 올돌골 등 정사에 등장하지 않는 이국적인 세력들을 등장시켜 독자들의 몰입감을 높이는 한편 이들을 지혜로 격파하는 공명을 돋보이게 만든다.


또한 사마의, 주유 등은 공명을 위해 아예 캐릭터가 다시 만들어질 정도이다. 주유는 뜬금없이 공명의 재능을 시기하며 그를 죽이려고 하지만 번번히 책략에서 패배하여 결국 분사하기에 이른다.

 

사마의는 어떤 의미로는 공명으로 인해 평가가 올라간 인물이다. 원래 공명의 1차 북벌을 막아낸 것은 조진의 공이 컸지만 연의에서는 그 역할을 중달이 맡았다. 즉 중달이 공명의의 유일무이한 라이벌로 만들기 위해 조진과 곽회 등의 공을 말소하고 그것을 사마의에게 돌려 공명은 사마의 이외의 인물에겐 패하지 않는다라는 공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 하나 예외적인 부분이 있는데, 진창성에서 학소에게 패한 부분이다. 비록 공성전이었지만, 압도적인 숫적 우위를 가지고도 학소에게 패하였는데, 이 패배에 대한 묘사가 정사에 비해 연의(원본인지 이후 수정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에 훨씬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오히려 실제 패배보다 더 큰 참패를 당한 것처럼 묘사된다. 물론 정사와는 다르게 진창성 2차 공격이라는 창작을 연의에 수록하여 제갈량을 체면을 어느 정도 세워주었지만, 연의에서만큼은 완벽한 제갈량이기에 진창성에서의 패배가 생생히 묘사된 것은 나름 의외의 부분이다.

 

공명은 유비의 뜻을 잇는 자로 한황실의 부흥의 중심에 있던 영웅에게는 그에 합당한 매력적인 요소를 부여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비의 유언을 철저하게 지켜내 유선을 전심으로 보좌한 의기에서도 그는 삼국지연의의 후반부를 맡길 만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허구적이고 상식을 넘어서는 화려한 연출은 현대에 들어서는 오히려 그의 평에 누가 되고 있다는 감이 없지 않다. 오히려 제갈량의 진정한 재능은 건실한 내치에 있었다. 남에게서 빼앗은 땅에 기반을 굳히고 이릉의 손실을 극복하여 마침내는 10배 가까운 국력을 가진 나라에게 싸움을 걸었다. 위나라는 4만의 상비군을 보유하는데도 쩔쩔 매는데 비해, 훨씬 땅과 인구가 적은 촉은 그보다 많은 군사를 상비군으로 가지고 있었다. 비록 북벌은 실패로 끝났지만 위는 그의 생전 단 한 번도 공세를 펴지 못했으며 그가 발굴해 낸 인재들은 사후 30 년간 촉을 이끌어갔다. 가히 촉의 소하나 관중에 해당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 내치라는 것이 소설에서 표현할 수 있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부분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치들이 더해졌던 것이다.

 

4. 조운

 

물론 조운이 대단히 뛰어난 무장이었다는 것은 정사와 연의를 막론하고 공인된 상태이다. 연의의 혜택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은 분량의 열전만을 가지고 있는 그가 소설내내 종횡무진 활약하는 주연으로 재탄생한 것에 있다.


그의 굵직한 활약상은 촉서 조운전에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다. 장판에서 아두와 감부인을 구한 것, 익주정벌전, 한중정벌전에 종군해 공을 세운 것, 1차 북벌때 별동대를 이끌고 조진의 대군을 맞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것 등이다. 진수 역시 그 용맹과 지략을 하우영과 관영에 비견하였다.

 

일신도시담 호위장군(一身都是膽 虎威將軍)이라는 말 때문에 호위무사로 오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본래 '온 몸이 간덩어리인 호랑이 같은 위세의 장군'이란 뜻이다. 조운별전에서 유래한 말로 정식 호칭은 아니고 병사들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관장마황조전에서는 맨 끝에 나오는 것을 근거로 다른 대장들보다 위신이 떨어졌던 것을 연의가 추겨세웠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 논리면 위서에서 위의 다섯 장군을 장악우장서전으로 엮었으니 서황과 장합은 우금과 악진보다 위신이 떨어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문앙이 차세대 조운이라고 극찬인데, 근데 문앙은 위나라사람인데. 자국의 무장들이 아닌 적국의 개국공신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조운의 위상이 거기까지 높았다.


배송지가 주를 달며 인용한 조운별전에는 좀 더 세세한 내용이 나온다. 형남정벌전에 참가해 조범의 형수와의 혼인을 거절한 일화나 공성계로 조조군 본대를 격퇴시킨 일, 한중에서 군대의 후미를 맡아 큰 피해 없이 위군을 저지한 것, 손부인을 쫓아가 유선을 데리고 돌아온 일 등 우리가 익숙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나관중의 연의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가치관이 바로 충의인데 조운은 그 점에서 거의 완벽한 인물이었다. 조범 에피소드에서는 색의 유혹을 물리쳤으며 하후란 에피소드에서는 사사로운 정을 버리고 공적인 가치를 택했다. 공손찬 휘하에서 유비를 만나는 과정 또한 드라마틱한 연출이 가능하고 아두를 둘러싼 손부인과의 대립구도 등 매력적인 구석이 많다.


이런 에피소드들이 좀 더 극적으로 구성되어 단기필마로 백만대군을 넘나들며 유비에게 충성을 다하는 조운의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성격 덕에 일본에서는 조운의 인기가 제일 많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가상 인물들을 특히 잘 죽여서 킬러조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ex)칼셔틀 하후은, 한덕 패밀리 등

 

5. 마초

 

 

마초가 주목을 받는 계기는 조조에게 싸움을 걸어 장안을 공격하면서부터이다. 연의에서는 아버지 마등의 죽음에 분개해 상복을 입고 출진, 위군을 가루로 만들며 진군하지만 가후의 비열한 이간계에 걸려 패퇴한다. 역적 조조와 대비되는 충의의 인물로 묘사되며 시종 내내 복파장군 마원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강조된다.


하지만 정사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우선 출병의 이유가 거론되는데 마초가 움직인 시점에서 마등은 생존해 있었으며 아들의 반역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처형된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아버지가 처형되었다는 거짓 정보에 넘어가 군사를 일으켰다는 것과, 아버지의 죽음을 각오하고 난을 일으켰다는 의견이 있다. 전공도 상당 부분 과장이 섞여있다.

 

조조가 스스로 수염을 자르고 달아나는 장면은 연의의 명장면이지만 실제와는 다르다. 충의지사 이미지도 역시 덧씌워진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연출은 모두 훗날 촉한 오호대장군직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마초가 조조를 상대로 상당한 전과를 올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패배 역시 정면대결이 아닌 이간계에 의한 내분 때문이었으며 그가 한신, 경포와 비견될 정도로 영용한 호걸이었다는 것 또한 정사의 기록이다.

 

6. 관평

 

 

연의에서는 관우의 양아들이라는 설정. 정사에서는 양아들이라는 말은 없고 정말 짤막하게 기록되는 데 반해, 연의에서는 이리저리 스토리가 많이 붙어 나름 인기 캐릭이 되었으며, 이 덕에 현재 여러 곳의 관제묘(關帝墓)에서 아버지와 같이, 그리고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장수(주창)와 같이 모셔지고 있다.

 

기타세력

 

1. 여포

 

 

정사에서도 여포는 무력이 탁월한 무장이라고 기술되어 있지만, 연의에서처럼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을 동시에 상대하거나, 허저, 전위, 하후돈, 하후연, 악진, 이전 등의 여섯 사람과 동시에 싸우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정사에서 여포의 무력은 손견과 1:1로 떠서 패하고 도망치는 정도였다. 물론 손견이 강동의 호랑이라는 이명이 있을 만큼 용맹하긴 했다. 연의에서 절대적인 무력을 지닌 것처럼 묘사되는 반면에 정사에서는 그냥 힘이 센 무장. 그의 인간적 결점도 오직 배신과 부하들의 말을 안 듣는 것으로만 제한되어있고 부하들의 아내와 간통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물론 이야기 구조상 그런 부분이 필요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도리어 초선을 통해 로맨틱한 남자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물론 나관중의 이상적인 모델인 '충의지사'에는 백만 광년 쯤 떨어진 인물이었지만 최강의 무장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부여받았으며 여기에 인간적인 찌질함이 더해져서 상당히 입체적인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

 

기회주의적인 군웅 중 한 명에서 단숨에 주연급 조연으로의 발돋움이다. 또한 나관중은 여포를 무력에서 최종보스의 포지션으로 올려놓기 위해 삼국지 전체최강을 여포로 설정해 놓고 이 때문에 유비-관우-장비 3형제가 여포에게 동시에 덤벼도 호각의 일기토를 보이는 것으로 묘사했다. 2~3스테이지의 보스정도 밖에 안되는 캐릭터를 나관중이 최종보스로 대폭 승격시켜 놓은 셈.


물론 이 사람이 벌인 일기토도 대부분 허구이다. 다만 연의에서는 없지만, 장안에서 곽사와 1:1 대결을 청하여 승리한 것이 역사서에 있기는 하다. 전투에 있어서는 연의에서는 천하무적급으로 묘사되지만 정사에서는 하늘은 어찌하여 봉선을 낳으시고 또 문대를 낳으셨나이까!라고 외쳐도 될 정도로 손견의 벽을 넘지 못했다.

 

2. 유표

 

 

유비와 의형제를 맺고 유비를 의동생으로 뒀다는 설정이 추가. 그리고 유비를 매우 적극적으로 도와줬다고 묘사되었다.
반면 황제와 동일한 복식을 갖추어서 칭제를 시도했다든지 자신의 영지에서 백성들에게 다소 가혹하고 잘난 척을 한다는 것 등은 모조리 삭제되었다.
더군다나 황제에게 바치는 조공도 자기 맘대로 끊는 등 황제에게 굉장히 무례하게 행동했지만 연의에서는 이런 내용들이 모두 삭제되었다. 정사에 주석을 단 배송지는 유표를 취급하기를 아예 원술과 똑같은 놈이라 했다.

 

3. 마등

 

 

정사에서는 이리저리 줄타기 잘 하는 평범한 군벌 정도...
가 아니라 한나라에 반란을 일으킨 군벌이었다. 나중에 동탁이 정략적으로 사면시켜줬다.


게다가 마등의 처우에 대해 정사에서는 오히려 헌제가 마등을 죽이라고 한 것을 조조가 나서서 관내후로 봉해서 인질로 잡아두는 선에서 일단락 지어졌으나 연의에서는 조조가 헌제의 명령을 무시하고 헌제의 이름을 팔아서 제멋대로 잡아들이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연의에서는 마초의 아버지라는 점에서 띄우기를 받았는지, 유비와 함께 황실을 보위하려는 뜻을 가진 충의지사로 묘사되었다. (정사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동승의 혈조 사건에도 참여했다. 최후도 멋지다.


즉, 한나라의 역적이 촉장이 된 아들 덕에 한의 충의지사로 설정이 180도 바뀐 케이스다.

 

출처 : 이종격투기
글쓴이 : 레디메이드인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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