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상태가 나빠져 날 밝자마자 병원에 데려가려 했는데 결국 아침 8시도 되기전에 숨을 놓고 말았습니다.
10년전 처음 집에 왔을때 다른 사람들은 놔두고 제 품으로 쪼르르 달려들어와 안기던 것이 기억나네요.
사실 전 개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군대에서 보충대에 이틀 대기 하는 사이에 이병때부터 짬을 먹이던
부대개 네 마리가 모두 죽는 것을... 보고 안락사 당하는 군견들을 보면서 절대 개는 키우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제 곁에만 붙어있는 마루를 보고는 어쩌지를 못하겠더군요.
그렇게 지난 10년동안 매일 같이 산책 다니고 매일 같이 품에 안겨 잠들던 강아지가
나이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몇달간의 간병도 소용없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나마 힘들고 지치는 세상에 위로를 주고 일거리가 시원찮아도 강아지 간식값이라도 벌어보자며
대단찮은 일을 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천상 순해터져 사람만 보면 따라다니고 너무 조용해지만 낯선 사람만 들어오면
동네가 떠나가게 짖어대던 키우기 쉬웠던 착한 아입니다.
그렇게 개를 키우면 안 좋은 소리 듣는 아파트에서 너무 착해 귀여움만 받던 아이가 제 곁을 떠나니 너무 힘드네요.
지금 마루가 먹고 입고 쓰던 것들을 하나씩 치우는 중입니다만 마루의 핏자국 하나 털무더기 조차 버리려니 눈물이 납니다.
지난 10년 우리 가족들을 위로해주느라 힘들었으니 이제 평안히 쉬고 좋은 곳에서 나길 바랄뿐입니다.
우리 이쁜 마루야. 좋은데 가거라.
'연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쉘부르의 우산 (0) | 2013.05.20 |
---|---|
(20130410) 광제호 피칭 영상 (0) | 2013.04.09 |
70~80년대 미드 기행 (4) 스페이스 1999 (0) | 2012.11.06 |
70~80년대 미드 기행 (3) 오토맨 (0) | 2012.11.03 |
70~80년대 미드 기행 (2) 스트리트 호크 (0) | 2012.10.30 |